낯선 나라의 이름을 들었을 때, 그 소리만으로도 마음이 간질거릴 때가 있어요. 나에게 포르투갈이 그랬어요. 어릴 적엔 축구 선수 호나우두로 처음 알게 되었고, 조금 더 크고 나서는 아줄레주로 장식된 벽화, 골목골목마다 흘러나오는 파두(fado) 음악, 그리고 노을이 내려앉는 대서양 바닷가 풍경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았어요.
유럽의 화려함과는 조금 다른 결을 지닌 곳. 조용하고 따뜻하고, 조금은 쓸쓸해서 오히려 더 끌리는 그 느낌.
오늘은 그런 포르투갈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어요. 낯선 도시를 조금 더 친근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포르투갈 여행을 위한 5가지 팁, 지금부터 천천히 함께 걸어봐요.

1. 리스본에 머문다고 포르투갈을 다 아는 건 아니에요
리스본(Lisbon)은 확실히 포르투갈 여행의 중심이에요. 트램 28번이 덜컹거리며 오르내리는 언덕, 태주 강 너머로 지는 석양, 그리고 사방이 포토 스팟인 아줄레주 건물들까지. 여긴 모든 여행자들이 사랑에 빠지는 도시죠.
하지만 포르투갈은 리스본만으로 다 말할 수 없어요. 포르투를 빼놓고는 이 나라의 맛을 다 느꼈다고 할 수 없고, 신트라나 라고스 같은 작은 도시들은 더 깊고 다정한 포르투갈의 얼굴을 보여줘요.
실용 팁
-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기차를 타면 약 3시간 만에 도착하는 도시 **포르투(Porto)**는 와인과 예술, 유유히 흐르는 도루 강이 어우러진 곳이에요. 도시 전체가 아기자기한 예술품 같아요.
- **신트라(Sintra)**는 리스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동화 같은 마을이에요. 페나 궁전의 알록달록한 색감은 정말 상상 속 성 같답니다.
- 남부 해안 도시 **라고스(Lagos)**는 여유로운 해변 여행을 원할 때 최고예요. 알가르브 해변의 투명한 물빛은 사진으로도 다 담기지 않죠.
- 도시 간 이동은 **기차(Comboios de Portugal)**를 추천해요. 가격도 합리적이고, 미리 예매하면 좌석 확보도 쉬워요.
2. 포르투갈 여행의 계절, 햇살이 말 걸어오는 시기
포르투갈은 사계절 모두 매력이 있지만, 특히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시기는 5월부터 9월 사이예요.
이 시기엔 날씨가 맑고 덥지 않으면서도 바람이 선선해서 걷기에 좋고, 해가 길어 하루를 천천히 즐기기에도 완벽해요.
특히 여름철엔 포르투갈 전역에서 다양한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에, 도시마다 활기가 넘쳐요.
실용 팁
- 6월의 리스본에서는 ‘성 안토니우 축제’가 열려요. 밤이 되면 거리마다 등불이 켜지고, 바질 화분을 주고받는 낭만적인 풍습도 볼 수 있답니다.
- **한여름(7~8월)**엔 관광객이 몰려 호텔과 항공권이 비싸질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는 게 중요해요.
- 겨울의 포르투갈도 나름의 운치가 있어요. 날씨가 온화한 편이라 한겨울에도 낮 기온이 10도 이상은 돼요. 크리스마스 시즌엔 도시가 조용하고 로맨틱해진답니다.
- 특히 리스본과 포르투는 언덕이 많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편한 신발은 필수예요. 샌들은 돌바닥에서 미끄러지기 쉬우니 주의!
3. 포르투갈에서는 ‘작은 카페’가 여행의 전환점이 돼요
포르투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건 사실 거창한 풍경보다도 동네 카페의 작은 테이블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한 잔일 수 있어요.
이 나라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심 천국이에요.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강렬하면서 깔끔하죠.
보통 포르투갈 사람들은 ‘비카(bica)’라고 부르는 작은 에스프레소를 하루에 몇 번씩 마셔요. 여행 중에 잠시 쉬고 싶을 때, 현지인들과 섞여 그 작은 컵을 들고 있으면 어쩐지 ‘나도 이 도시의 일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실용 팁
- **비카(Bica)**는 일반적인 에스프레소보다 조금 진하고 양이 적어요. 우유를 넣은 버전은 **가라오(Café com leite)**라고 해요.
- 작은 동네 카페에서도 대부분 1유로 이하로 커피를 마실 수 있어요. 커피와 함께 나오는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는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예요.
- 리스본의 명물 중 하나는 벨렝(Belém)의 파스텔 드 벨렝인데, 크림이 진하고 따끈할 때 먹으면 정말 감탄이 나와요.
- 앉아서 마시느냐, 서서 마시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어요. 현지인처럼 빠르게 마시고 나가면 조금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요.
4. 포르투갈의 대중교통, 천천히 흐르는 시간에 맞춰 타기
포르투갈 여행에서는 대중교통을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훨씬 편하고 알차져요. 리스본과 포르투는 특히 지하철, 트램, 버스가 잘 연결되어 있어서, 자동차 없이도 충분히 도시를 즐길 수 있어요.
특히 리스본의 트램 28번은 관광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에요. 노란색 트램이 언덕 사이를 요리조리 달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여행 포스터 같죠.
실용 팁
- 리스본에서는 **비바 비아젬 카드(Viva Viagem Card)**를 구매하면 지하철, 버스, 트램까지 자유롭게 탈 수 있어요. 하루권을 사는 게 효율적일 때가 많아요.
- 포르투에는 안달루시아 블루 노선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트램도 있고, 강을 따라 달리는 케이블카도 매력적이에요.
- 택시는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우버나 볼트 같은 앱 택시가 훨씬 편리하고 요금도 명확해요.
- 도시간 이동은 인터시티 기차나 버스를 추천해요. 특히 Rede Expressos라는 버스 회사는 전국을 연결해줘요.
5. 포르투갈 사람들과의 소통, 말보다 마음
포르투갈 사람들은 조용하고 예의 있는 성향이에요. 처음엔 조금 무뚝뚝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을 표현하면 곧 미소로 답해줘요.
영어를 하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특히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은 포르투갈어 외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땐 번역기보다 먼저 꺼내야 할 건, 천천히 말하려는 태도예요.
실용 팁
- 포르투갈어로 “안녕하세요”는 “Olá(올라)”, “감사합니다”는 **“Obrigado/Obrigada(남성/여성 화자에 따라 다르게)”**예요.
- 길을 묻거나 주문할 때, 영어에 “Excuse me”나 “Sorry”를 덧붙이면 훨씬 부드럽게 받아들여져요.
- 현지 문화에 대한 작은 관심만 보여도 반응이 따뜻해요. 예를 들어, 파두 공연이 있는 레스토랑에선 노래가 나올 땐 조용히 감상하는 게 매너예요.
- 여행지에서 작은 친절을 건네받았을 때, “Obrigadíssimo/a!”라고 말해보세요. 고마움을 조금 더 크게 전하는 말이랍니다.
결론: 바다 끝에서 만나는, 아주 오래된 온기
포르투갈은 왁자지껄한 여행지가 아니에요. 어디를 가든 시간의 흐름이 조금은 느려지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따스한 여유가 담겨 있어요.
한 도시에서의 하루가 조용히 흘러가는 사이, 나도 모르게 나의 속도도 천천히 달라져요. 그게 이 나라가 가진 매력이고, 여행자의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예요.
포르투갈을 여행하는 당신이, 언덕 꼭대기에서 바람을 맞으며 잠시 눈을 감는 순간을 마주하길.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의 서두름이 모두 멀어질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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